이번 21호에서 다룰 영화는 <말모이>(2018)입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사적인 영화관의 에디터 챙구입니다. 어느덧 10월이 찾아왔습니다. 이번 호 제목에서 언급한 1942년 10월 1일은, 조선어학회 사건이 발생한 날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이에 관한 영화인 <말모이>(2018)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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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모이> (2018)
- 감독 : 엄유나
- 출연 : 유해진, 윤계상 등
- 장르 : 드라마, 역사
- 러닝 타임 : 2시간 15분
- 스트리밍 :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 관람객 평점 ⭐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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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모이>는 1940년대, 일제의 탄압으로 우리말이 점점 사라져 가는 와중 감시망을 피해 조선어 사전을 만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유해진 배우가 연기한 주인공 까막눈 판수는 우연히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과 우연히 만나 서로 인연을 맺으며 함께 사전을 만드는데요. 여러 우여곡절을 겪는 모습을 조명하며, 영화는 민족애, 가족애, 유머, 감동 등 여러 코드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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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부터는 영화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으니
스포일러에 주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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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 조선어학회 사건
- 조선말 큰사전
- 영화와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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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어학회 사건
<말모이>는 조선어학회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정말 소재 면에서 모티브일 뿐, 캐릭터 설정이나 스토리 흐름은 픽션이 대부분이랍니다.
그렇다면 실제 조선어학회 사건은 어땠을까요? 때는 바야흐로 1930년대 후반, 일제가 민족 말살 정책을 펼치고 있을 시기였습니다. 일제는 민족 말살 정책의 일환으로 조선어를 탄압했었어요. 1938년에는 조선어 과목을 폐지하였고, 1940년에는 창씨개명을 강요했으며, 국문 신문이었던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도 폐간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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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1930년대부터 조선어 사전을 편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이를 주도했던 것이 바로 조선어학회였습니다. 조선어학회는 조선어를 연구하고 맞춤법을 제정하여, 조선어 사전 편찬을 목표로 삼았던 단체였어요. 왜냐하면 민족 말살 정책으로 사라져가는 조선 민족의 얼을 다시 살리기 위한 일환으로 언어를 정리하고 통일해야 하는데 그것을 실현할 최고의 방책이 바로 사전 편찬 작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이들은 1940년대가 되어 일제의 탄압이 점점 더 심해지자, 사전의 편찬 작업을 서둘러 1942년에는 사전 일부를 인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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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와중, 함흥의 한 여고생이 친구와 한국말로 대화하다가, 경찰에게 발각되어 취조받게 되었습니다. 취조 결과 경찰은 여학생들이 조선어학회와 관련되어 있음을 파악했고, 여학생을 취조하다 알게 된 학회원 정태진을 연행하여 취조하였습니다. 그 결과 경찰은 조선어학회가 민족주의단체로서 독립운동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억지 자백을 받아내었어요.
그리고 같은 해 10월 1일, 조선어학회원 11명이 서울에서 구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하여 관련된 사람들이 잇따라 검거되었으며, 1943년 4월까지 총 33명이 검거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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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말 큰사전
이들이 만들고자 했던 사전은 조선말 큰사전인데요. 1942년 9월에는 대부분의 편찬 작업을 완성한 상태였으나, 10월 1일 조선어학회 사건을 겪으며, 모든 업무는 중단되었습니다.
이때 준비 중이었던 사전의 편찬 원고는 재판의 증거물로서 이리저리 옮겨 다녔습니다. 광복 이후 학회 사람들이 다시 모였으나, 원고는 찾을 수 없는 상태였어요. 그런데 1945년 9월 8일, 그렇게 찾던 원고가 예상하지 못했던 서울역 운송부 창고에서 발견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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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편찬 작업에 다시 착수하여 1947년 한글날을 기념하여 「조선말 큰사전」 제1권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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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역사
앞서 밝힌 것처럼, 영화는 실제 역사와 차이가 있는데요. 어떤 부분이 같고 다른지를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방언 수집 작업 즉, 말모이 작업은 실제로 행해졌습니다. 영화에서는 잡지에 방언을 수집하여 조선어학회 주소로 보내달라는 광고가 실리는데요. 실제로도 잡지 「한글」에 독자들에게 보내는 방언 수집 광고가 실렸다고 합니다. 또, 방학 때 시골로 가는 학생들에게 의뢰하여 방언을 수집했다고도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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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언 수집은 공청회 장면과 이어집니다. 영화에서는 공청화가 일제의 감시를 피해 극장에서 영화 상영이 끝난 뒤 몰래 이루어지는데요. 실제로도 공청회는 열렸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영화에서 묘사된 것처럼 극장에서 몰래 한 것은 아니고, 온양온천의 예배당이나 의원 같은 곳에서 진행되었다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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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말모이>는 조선어 학회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실제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차별점을 두어 영화에 재미를 더하였습니다. 이번 연휴에 영화를 볼 계획이 있으시다면, <말모이>는 어떠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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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지나면 한 해가 훌쩍 가버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요즘 정말 시간이 빨리 가는 듯합니다. 정신없이 살다 보면 어느새 연말이 다가와 있을 것 같네요. 그래도 10월에는 공휴일이 이틀이나 있으니, 짧은 여유를 누려볼까 합니다. 구독자 여러분도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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