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사적인 영화관의 에디터 챙구입니다. 지난 2주간 잘들 지내셨나요? 반복되는 비와 더위에 본격적으로 여름을 겪고 있는 8월 중순입니다. 예상치 못한 폭우에 유독 길게 느껴졌던 날들이었던 것 같네요.

최근 SNS를 중심으로 영화 <한산>과 관련된 각종 짤들이 많이 돌아다녔는데요. 이순신 역의 박해일 배우가 주연으로 참여한 <헤어질 결심>과 엮은 밈(meme)들부터 4D로 <한산>을 관람하면 왜구 체험을 해볼 수가 있다는 둥 여러 유쾌한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 이 유행에 동참해보고자 며칠 전 <한산>을 관람하고 왔어요. 그리고 최근 개봉한 역사 영화이니만큼 <한산>과 관련한 이야기를 구독자분께 전해드리고 싶어 가져와 봤답니다.

• 감독 : 김한민
• 출연 :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등
• 장르 : 드라마, 사극
• 러닝 타임 : 2시간 9분
• 현재 상영 중, 누적 관객 수 554만 명
• 관람객 평점 ⭐8.56

뉴스레터가 여러분께 닿을 때쯤이면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가서 더 이상 볼 수 없을까 조금 우려되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한산>은 무려 1,700만 명이라는 관객을 동원한 <명량>의 후속작이자, 프리퀄*입니다. <한산>은 <명량>의 5년 전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임진왜란이 발발한 해이자, 한산 해전이 있었던 해인 1952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프리퀄 : 기존의 작품 이야기보다 앞선 시기의 이야기를 다루는 속편

사실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에 대한 역사적 이야기들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하고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오늘은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 핵심만 짚고 넘어간 뒤에 영화에 관해서 이야기를 더 많이 해볼까 합니다.

1. 이순신 장군 연대기
2. 관람 포인트
3. 후속작은 언제?!

이순신 장군은 1572년, 28살이 되던 해에 처음 무과에 응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시험에서 이순신은 달리던 말에서 떨어져 상처를 입고 과거에 합격하지 못하였습니다. 4년 뒤, 이순신 장군은 다시 도전하여 30살이 넘은 나이에 벼슬길에 올랐습니다.

관직 초기에 그는 함경도에서 근무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때 두만강 하류에 위치한 녹둔도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는데요. 이 녹둔도에서 여진족과의 전투가 벌어졌으나, 병력의 차이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지원을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했습니다. 조정에서는 전투의 패배를 오로지 이순신의 죄로 파악하고 문책했어요. 하지만 이순신 장군은 지원이 거절당했다는 사실로 자신의 억울함과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이것으로 그는 중형을 면했으나 백의종군하게 되었어요. 이 녹둔도 전투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에도 잠깐 언급됩니다.

이후 전라도에서 관직 생활을 하던 도중, 1592년이 되어 임진왜란이 발발하였습니다. 그해 5월 옥포해전에서 이순신의 최초의 해전을 치렀고, 7월에는 한산도 해전이 있었습니다. 이런 성과들로 인해 이듬해에 그는 조선 수군의 실질적인 최고 지휘관이라 할 수 있는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었습니다.

1597년에는 정유재란이 발발하였는데요. 원균의 모함과 왜군의 모략으로 옥고를 치르고, 백의종군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해 7월 원균이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하자, 이순신 장군은 통제사에 재임용됩니다. 그리고 다음 달에 명량해전을 치릅니다. 이 과정은 <명량>에 잘 언급되어있어요. 그리고 1598년 노량해전을 마지막으로 그는 생을 마감합니다.

관람 포인트

<한산>을 본 관객들은 “전작의 단점을 없앴다.”라고 많이들 말씀하시더라고요.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전작 <명량>의 단점으로 지적된 과한 감정이나 신파적 요소는 확실히 절제된 것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명량>이 얼큰한 국밥 한 그릇이라면, <한산>은 담백하면서도 든든한 사골국 같았어요.

이런 점은 배우 캐스팅에서부터 드러납니다. 김한민 감독은 인터뷰에서 명량해전은 뜨거운 역전승 느낌이 있는 해전이라, 불처럼 격정적인 느낌의 최민식을 캐스팅했고, 한산은 수세 국면에서 상황을 차갑게 계산하고 이를 승세로 바꿔야 하는 면이 있기에 물처럼 포용하고 다 받아들이는 캐릭터로 그렸고, 지혜로운 느낌을 줄 수 있는 박해일을 캐스팅했다고 합니다.

<한산>은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전반부는 조선군과 일본군이 서로의 전략, 전세를 파악하기 위해 첩보전을 벌입니다. 이때, 영화에 조선군의 특징에 대한 묘사가 두어 번 등장하는데요. 조선군이 쏘는 포탄의 특징은 어떤지, 장점은 무엇이고 단점은 무엇인지 등이 언급됩니다.

이를 잊지 말고 잘 기억해두었다가 후반부 내내 이어지는 전투씬을 본다면 훨씬 더 재미있게 감상이 가능할 거예요. 

또! 명량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거북선도 등장하는데요. 이 영화의 진주인공이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외에도 전투 장면 동안에는 한국어 대사에도 불구하고 자막이 나옵니다. 전투 장면에서 생생한 사운드를 줄이지 않고도 대사를 인지할 수 있다는 점이 관람객의 입장에서 아주 편했답니다. 또, 전장의 긴장감과 긴박함이 잘 드러나는 OST도 굉장히 좋았어요.

덤으로! 이순신 장군의 의견에 시종일관 부정적인 태도로 임하며 꼰대(?)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권율(손현주 배우)의 표정 역시 전투 장면의 묘미로 뽑고 싶어요. 이순신 장군의 전술에 반신반의하고 반발하던 그가 전투가 진행될수록 놀라워하는 모습은 은근히 재미있는 요소였거든요.

후속작은 언제?!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였던 노량해전을 배경으로 한 후속작 <노량 : 죽음의 바다>는 2021년에 이미 촬영을 마쳤다고 합니다. <노량>에서는 김윤석 배우가 이순신 장군을 연기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 악역으로는 백윤식 배우가 등장한다고 하는데요. 캐스팅만 봐도 벌써 대작이네요.

노량해전은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이면서 동시에, 임진왜란의 종결로 이어지는 해전이었기 때문에 영화에서 어떻게 이를 표현해낼지가 관심이 갑니다. 또 앞선 두 작품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명나라 군대 또한 묘사될 예정이라고 하니 더 커진 스케일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노량>은 오는 2023년 개봉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하네요.

올여름 가장 많이 인기를 끈 영화를 꼽으라면 많은분들이 <탑건 : 매버릭>을 꼽지 않을까 합니다. 20년 만에 돌아온 후속작에 멋진 액션, 그리고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까지…. 저 역시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누군가 미국 사람들이 <탑건>으로 국뽕을 채울 때 우리는 <한산>으로 채운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더군요. 이 시리즈를 <노량>으로 멋지게 마무리 해주길 기대하며 오늘의 레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