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호에서 다룰 영화는 <장교와 스파이>(2014)입니다.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새해를 여는 첫 움직임을 잘 해내고 계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여러분과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스파이 사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간첩사건... 무엇인지 혹시 알고 계시나요? 힌트를 드리자면 프랑스에서 일어났다는 점과, 유명한 언론인이자 소설가와 관련이 있다는 점입니다...!
정답은 ‘드레퓌스 사건’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다룬 영화인 <장교와 스파이>(2014)를 오늘 함께 다뤄보도록 해요. |
|
|
🎞 <장교와 스파이> (2014)
- 감독 : 로만 폴란스키
- 출연 : 장 뒤자르댕, 루이 가렐 등
- 장르 : 드라마, 역사
- 러닝 타임 : 2시간 12분
- 스트리밍 : 왓챠, 웨이브, 티빙
- 수상 : 제76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
|
|
|
※아래부터는 영화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으니
스포일러에 주의해주세요!
|
|
|
💬오늘의 이야기
- 드레퓌스 사건
- 장교와 스파이
- 논란의 그 감독
|
|
|
드레퓌스 사건
1894년 9월, 프랑스 군 당국은 놀라운 사실을 하나 접하게 됩니다. 유럽의 패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던 독일에, 프랑스의 중요한 군사 기밀이 유출된 것이었죠. 프랑스 군 당국은 조사 끝에 당시 프랑스 군 포병 대위였던 ‘알프레드 드레퓌스’를 스파이로 지목하였습니다. 군 당국이 그를 범인으로 지목한 근거는 바로 ‘필체’였어요. 유출된 기밀문서에 적힌 필체와 평소 드레퓌스의 필체가 흡사하다는 이유였습니다.
단순히 이 이유만으로 범인으로 지목된 드레퓌스는 억울함을 호소하였지만, 결국 종신형을 선고받고 군직을 박탈당해 프랑스 본토와 멀리 떨어진 ‘악마의 섬’이라 불리던 곳으로 유배를 가게 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그는 제대로 된 식량도 보급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 살았습니다.
|
|
|
사실 드레퓌스가 범인으로 지목받게 된 것은 필체 외에 이면의 이유가 존재했습니다. 바로 드레퓌스가 유대인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프랑스 군 당국 상부에는 반유대주의가 팽배했었는데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드레퓌스를 아니꼽게 바라보는 시선이 분명히 존재했었습니다. 사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그는 정규 재판도 받지 못하고 얼렁뚱땅 유죄를 선고받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드레퓌스는 1895년 1월, 파리 군사 학교의 공개된 장소에서 군복과 휘장 장식을 찢기며 불명예스럽게 퇴직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역시 이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
|
|
<장교와 스파이>는 억울한 인생을 산 드레퓌스의 행적에 초점을 두지 않고, 그의 상관이자 스승이었던 ‘피카르 중령’을 위주로 전개됩니다. 왜냐하면 그가 드레퓌스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 인물이기 때문이에요. |
|
|
피카르 중령은 드레퓌스 사건 이후 2년 뒤에 다른 간첩 사건을 조사하다가, 드레퓌스 사건 때 기밀문서를 독일에 유출한 것이 드레퓌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에스트라하지 소령의 필체가 그 당시의 유출된 기밀문서의 필체와 동일하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죠.
그래서 피카르 중령은 이 사실을 상부에 알리고, 진실을 밝히려 했으나, 그는 철저하게 무시당합니다.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경우, 프랑스 군 당국은 2년 전 자신들의 일처리가 엉망이었다는 것을 들킬 뿐만 아니라 재심을 해야하는 등 자신들의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1898년 1월 13일, 소설가이자 언론인이었던 에밀 졸라가 ‘나는 고발한다’라는 제목으로 드레퓌스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글을 발표합니다. 이 글은 드레퓌스 사건 당시의 진실을 은폐, 엄폐한 군 당국 관계자들을 열거하고, 군사 법령까지도 비판하는 글이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글은 삽시간에 파장을 일으켰고, 결국 드레퓌스 사건은 재심하게 됩니다. |
|
|
🔍사적인 포인트 - 에밀 졸라
프랑스의 소설가, 극작가이자 언론인이었던 인물입니다. 드레퓌스 사건을 통해 ‘행동하는 지성인’의 대명사로서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혹시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를 보신 분 계실까요? 박찬욱 감독은 해당 영화의 원작으로 소설 <테레즈 라켕>을 언급하였는데요. 에밀 졸라가 바로 <테레즈 라켕>의 작가랍니다. |
|
|
결론만 말하자면, 재심 당시에 드레퓌스는 무죄를 선고받지 못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7년 후, 1906년에 프랑스 최고 재판소가 드레퓌스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오류였다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길고 긴 사건은 마무리가 됩니다. |
|
|
논란의 그 감독
다들 혹시 학창 시절에 <피아니스트>(2002)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 모습을 담아낸 영화입니다. 저는 학교에서 음악 시간에 이 영화를 봤었는데요. 로만 폴란스키가 바로 그 영화의 감독입니다. 이 영화는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폴란스키에게 감독상을 안겨주었습니다. |
|
|
하지만 그는 그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할 수가 없었는데요. 왜냐하면 그는 아동 성범죄자였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피해자만 10명이 넘어가는데요. 그는 1970년대 후반에 재판받고, 가석방 상태에서 유럽으로 도피하여, 2002년 당시에는 할리우드에서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그는 유럽에서 여러 영화인의 비호를 받으며 작품 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 여러 유명 배우와 감독들이 그에게 선처를 요구하기도 했었습니다. 반대로 엄벌을 요구하고 도피 생활을 비판하는 업계 종사자들도 있지만요. 아무튼 이런 이유로 그는 여전히 영화계의 ‘뜨거운 감자’랍니다. |
|
|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어린 시절에 홀로코스트를 겪은 역사의 피해자입니다. 또 할리우드 생활 당시 살인자 찰스 맨슨에 의해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를 동시에 잃기도 한 불운한 인생을 산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그의 불운한 인생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여러모로 논란에 있는 그가 진실에 대한 영화를 제작한 점이 아이러니하네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번에도 재미있는 이야기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