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적인 영화관입니다.
드러난 베트남 전쟁의 비밀, <더 포스트> (2018)
#미국사 #베트남 전쟁 #언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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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史적인 영화관>의 에디터 챙구입니다. 요즘 다시 날이 추워졌는데요, 다들 따뜻하게 입으시고 감기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찬바람이 불 때에는 따뜻한 집 안에서 영화나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나 유명한 배우들이 나와 명연기를 펼치는 영화라면 더더욱 시간 가는 줄 모르겠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호에서 소개해 드릴 영화 역시 웰 메이드 영화로 소문이 자자한 작품인 <더 포스트>(2018)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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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포스트> (2018)
-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 출연 :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 등
- 장르 : 드라마, 역사
- 러닝 타임 : 1시간 55분
- 스트리밍 : 넷플릭스, 왓챠 플레이
- 네이버 평점 ⭐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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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를 보고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여러분? 저는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에, 메릴 스트립과 톰 행크스라니’하고 감탄했답니다. 세계적인 명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데다가 대배우가 둘 씩이나 참가했다니 말 그대로 믿고 볼 수 있겠다 싶어서요. 특히나 평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를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더 신뢰가 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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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익숙한데...누구였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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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포스트> 촬영 당시 스티븐 스필버그
©네이버 영화
-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대표하는 영화감독
-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나 <쥬라기 공원> 등 대중적인 오락 영화부터 <쉰들러 리스트>, <링컨> 등 진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까지 스펙트럼이 매우 넓은 감독
- 워낙 열일하시는 감독이라, 대표작이 위에 언급한 작품 외에도 너무 많아요.
- 아직까지도 명장면으로 회자되는 <E.T.>, 그 유명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 그리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연기가 빛났던 <캐치 미 이프 유 캔> 등이 있어요.
- 스필버그와 <더 포스트>의 주연 톰 행크스는 여러 작품에서 합을 맞추었는데요, 둘이 함께한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 <라이언 일병 구하기>, <캐치 미 이프 유 캔>, <터미널>, <스파이 브릿지>, <더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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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명감독이 그려내는 미국 현대사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더 포스트>는 1971년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펜타곤 페이퍼 폭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펜타곤 페이퍼 폭로 사건은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 신문사가 베트남 전쟁과 관련된 정부의 비밀문서인 ‘펜타곤 페이퍼’를 보도하면서 큰 충격을 불러일으킨 사건이에요. 펜타곤 페이퍼가 과연 무엇이길래 당시 미국이 충격에 휩싸였고, 시간이 흘러 영화로까지 제작되었을까요? 이번 호에서는 펜타곤 페이퍼와 그 안에 담긴 베트남 전쟁과 미국의 개입에 대해서 다뤄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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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부터는 영화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으니 스포일러에 주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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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 페이퍼 사건
펜타곤 페이퍼는 2차 대전 이후 1960년대 후반까지,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미국이 수행한 역할을 기록한 보고서입니다. 펜타곤 페이퍼의 담당자는 1967년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였어요. 국방부 장관이 담당자였던 만큼 펜타곤 페이퍼에는 미국의 군사적 행동에 대한 정보가 주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문서는 정부가 지정한 비밀문서였어요. 그런데 문서 작성 과정에 참여했던 연구원인 다니엘 엘즈버그가 미국의 인도차이나 반도 개입 정책에 반대하면서 문서를 유출합니다.
*인도차이나 반도 : 인도 동쪽과 중국의 남쪽에 자리한 지역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라오스가 여기에 속해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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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포스트> 중
베트남 방문 이후 인터뷰를 하는 로버트 맥나마라의 모습
유출된 펜타곤 페이퍼의 총 분량은 4,000페이지에 달했다고 하는데요. 여기에는 33대 대통령인 트루먼 시절부터 36대 존슨 대통령 때까지 거의 20년 동안의 일이 기록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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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도우미! 미국 역대 대통령(33대~36대)
오늘 설명드릴 펜타곤 페이퍼 사건에는 미국의 33대 대통령부터 36대 대통령까지 연루되어 있어요. 그래서 관련된 대통령들의 정보를 준비해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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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 A to Z
펜타곤 페이퍼에는 특히나 미국이 유일하게 이기지 못한 전쟁이라고 알려진 베트남 전쟁에 관한 내용이 많이 수록되어 있었는데요. 이 내용들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크게 달랐기 때문에 펜타곤 페이퍼 폭로 사건이 많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지금부터는 펜타곤 페이퍼의 주된 내용이었던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말씀 드릴게요. 영화는 언론 보도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사적인 영화관>에서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배경 설명을 해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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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史적인 포인트! - 전쟁의 배경
우선 베트남 전쟁이 일어나기 전 베트남 상황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원래 베트남은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고 있었어요. 그런데 2차 대전 도중에 프랑스가 나치 독일에 점령되면서 프랑스는 더 이상 동남아시아 식민지 경영에 힘을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이 기회를 틈타 중국을 넘어 동남아시아에도 눈독을 들이던 일본이 베트남으로 진출했어요. 거듭되는 외세의 압력 속에서 베트남 사람들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때 오늘날 베트남의 국부(國父)라고 불리는 호찌민이 등장하여 베트남 독립 동맹을 결성하였고 일본에 격렬하게 저항했어요. 이후 1945년에 일본이 패망한 뒤, 베트남은 자체적으로 해방을 선언하고 베트남 민주공화국을 선포합니다.
그런데 이때 예전에 베트남을 지배했던 프랑스가 다시 등장해서 예전 베트남 응우옌 왕조의 마지막 황제였던 바오다이를 필두로 내세워 호치민 세력과 대립합니다. 이 싸움은 약 10년간 지속되었고, 1954년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프랑스 군이 호치민에 패배하면서 이들은 물러납니다. 외세를 물리친 기쁨도 잠시, 베트남은 또 다시 외세를 마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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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궁금한 것은 미국과 베트남의 역사죠? 여기서 등장한 외세가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은 프랑스가 물러나자 갑자기 등장하여, 베트남 문제를 국제화시켜 1954년 제네바 협정을 체결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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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史적인 포인트! - 제네바 협정
북위 17도선을 기준으로 이북 지역에는 호찌민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세력이 집결한 반면, 남베트남에는 미국과 바오다이를 필두로 한 자유주의 세력이 집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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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협정을 계기로 베트남이 분단되었고, 베트남 통일을 위한 전쟁이 오랜 기간 지속되었습니다.
1960년이 되자 남베트남 내부에는 공산주의 세력인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베트콩)들이 등장하여, 북베트남 정권과 연합한 뒤 남베트남 전역에서 게릴라 전을 펼쳤어요. 즉,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베트남은 사회주의 진영인 북베트남과 자유주의 진영인 남베트남으로 분열되어 있었고, 남베트남에는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이 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미국은 남베트남에 있는 이 사회주의 세력들을 소탕한다는 목적 하에 남베트남으로 미군을 파견했어요. 그러던 1964년, 통킹 만 해상에서 북베트남 해군이 미군의 함대를 공격하여 양국이 교전하는 사태(통킹 만 사건)가 벌어집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 함대가 피해를 입었고, 미국 의회에서는 이를 계기로 베트남 전쟁의 확대를 승인하였습니다. 미국은 북베트남에 폭격을 공식적으로 시작했고, 남베트남에 대규모 군대가 투입되었습니다.
전쟁의 열기는 점점 치솟았고, 양측은 양보 없이 싸웠습니다. 그러던 와중 1968년 1월을 기점으로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과 북베트남 연합군이 승기를 잡았고 남베트남의 수도인 사이공까지 진출했으며, 미국 대사관을 점령하기 직전까지 상황이 전개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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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비밀을 폭로하다.
길고 긴 전쟁은 이런 과정을 통해 전개되었어요. 한편 전쟁에서 미군이 불리한 처지에 있다는 상황이 미국 언론에 보도되자, 미국 내에서는 반전(反戰) 운동이 일어나고 있었어요.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것이 바로 펜타곤 페이퍼 폭로 사건이었습니다.
<더 포스트>의 주인공인 캐서린(메릴 스트립 분)과 벤(톰 행크스 분)은 모두 워싱턴 포스트 신문사 소속이지만, 펜타곤 페이퍼 폭로 기사는 사실 뉴욕 타임스에서 먼저 보도가 됩니다.
보도된 내용은 미국이 그동안 설명했던 것과는 달리 꽤 오래전부터 인도차이나 반도의 군사 행정에 개입해왔으며, 전쟁에 호전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더더욱 충격적인 것은 바로 베트남 전쟁 확대의 계기였던 통킹 만 사건이 바로 조작된 사건이었다는 것이었어요. 미국은 통킹 만에서 북베트남 함대가 미군 함대를 공격한 뒤, 2차 공격이 있었고 이에 교전했다고 설명했어요. 그렇지만 “2차 교전”은 없었다고 합니다. 미국 정부는 이런 사실들을 교묘히 숨겨왔던 것이죠.
이런 사실들이 보도되자 미국 정보는 국가의 안보를 해친다며 후속 보도를 금지하는데요, 이때 워싱턴 포스트가 용기 있게 후속 보도를 이어갑니다. 이 부분이 영화에서 주로 다뤄지는 부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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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포스트> 중
후속 보도를 준비하는 워싱턴 포스트 직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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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의 용기 있는 보도는 많은 영향을 주었고, 미국 내의 반전 운동도 점점 확산되었습니다. 결국 미군은 1973년 베트남에서 철수하였고, 전쟁도 종결되었습니다.
펜타곤 페이퍼 폭로 사건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폭로로 기억에 남았으며, 워싱턴 포스트가 거대한 신문사로 자리 잡는 데에 기여하였습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펜타곤 페이퍼 폭로 사건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배경이 되었던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 주로 전해드렸는데요. 영화는 이런 복잡한 이야기는 뒤로하고 엄청난 보도를 준비하는 워싱턴 포스트의 캐서린과 벤에 좀 더 시선을 두고 있습니다. 영화를 통해서 캐서린과 벤의 심정이 어땠는지, 이들이 어떻게 대단한 결단을 내리는지 꼭 한 번 확인해 보셨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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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포스트> 중
벤(톰 행크스 분)과 캐서린(메릴 스트립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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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호부터 이번 6호까지 다른 나라 역사와 관련된 영화를 전해드렸는데요. 재미있게 읽으셨기를 바랍니다. 2달 동안이나 외국을 여행했으니 다가오는 3월에는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올까 합니다. 다음 호가 발행되는 3월 1일은 마침 삼일절이기도 하니까요.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번에는 더 정성스러운 편지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추위가 좀처럼 가시질 않습니다. 다들 몸조리 잘 하시고 좀 더 따뜻해진 3월을 기대하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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